IOC의 과제와 전망-1 (89회)
  제13장 [부록] 올림픽 운동과 한국 체육이 나아갈 길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21세기에 들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올림픽의 대중화에는 성공한 반면 정치적 관여와 지나친 상업주의, 거대화, 특히 약물 복용(Doping)이라는 거대한 장애물이 올림픽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올림픽이 지향하는 청소년 교육과 평화를 추구하는 이념이 지나친 상업주의에 밀려 소외될 지경에 이르렀다.

올림픽 이념의 회복이라는 과제는 새로운 IOC 지도자가 취해야만 할 최우선 과제이며, 여기에 대한 도전을 게을리 한다면 IOC는 커미션을 챙기기만 하는 단순한 이벤트 조직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전 세계의 사람들과 기업은 올림픽 운동이 주창하는 볼란티어(자원봉사) 정신을 평가하고, 존경하기 때문에 기부금과 협찬 행위를 통해서 평화의 제전에 협력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의 삼성 그룹과 일본의 미츠비시 그룹은 가전제품과 선박, 자동차 등 사람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제품들을 생산함으로써 사람들의 생활 향상에 크게 공헌을 하고 있다.

다른 한편 이들 기업과 비교하면 IOC는 특별한 물건을 생산하는 집단은 아니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올림픽 정신과 이념을 제시하여 평화스런 세계를 구축하기 위한 이념을 갖고 호소하는 자원봉사 집단에 불과하다.

IOC는 세계 정부도 아니다. 올림픽 이념의 수호자이고, 이 운동을 주도하는 기구다. 혹시 이 이상을 잃어버린다면, IOC는 하나의 이벤트 업자이고, 커미션을 취하는 브로커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올림픽 운동이 사람들로부터 존경받을 가치를 잃고, 경험도 없는 직업 정치가와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집단들에게 조종당하는 조직이 된다면 IOC는 단지 브로커 집단이 되어 미래가 없어지고 마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IOC 지도자는 IOC가 브로커 집단화하는 것을 저지하고, 지나친 상업주의 올림픽 정신에 오염되는 것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IOC는 ‘끊임없는 개혁’으로 금메달 지상주의를 유발한 약물 복용 금지를 완전히 차단하기 위하여 모든 수단과 노력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 이미 소치, 베이징, 런던 올림픽에서 문제가 된 바 있고, 최근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이 드러나 IOC와 WADA는 이를 해결하기위해 정신이 없다.

올림픽이 너무나 비대화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일부의 경종에 대해서도 겸허하게 귀를 기울일 필요도 있다. 올림픽이 너무나도 비대해진 결과, 경제력이 없는 국가들은 올림픽 유치를 할 수도 없게 된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5개 종목이나 늘었고, 평창 동계올림픽도 세부 종목이 102개나 된다. 그런 것이 올림픽 개최지 유치를 어렵게 하고 있다.
 
▲ 1987년 9월17일 IOC본부 서울올림픽 초정장 발송식

몇 년 전에 일어난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도 비대화한 올림픽에 대한 귀중한 교훈이 되었다. 1984년 LA 올림픽 성공 이후에 ‘올림픽을 개최하면 전 세계에 그 이름을 알릴 수도 있고, 도시도 깨끗해지며, 막대한 이익을 볼 수가 있다’라고 하는 풍조가 급속히 퍼지고 말았다. 그 때문에 유치 희망 도시는 한계를 훨씬 뛰어넘는 경쟁을 벌여 그와 같은 비극이 생겨나고 말았던 것이다. 소치 올림픽은 어떠했는가? 경쟁의 도가 심해지자 반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IOC가 내건 ‘아젠다 2020’이 이를 해결할 수 있을까?

각국의 IOC 위원은 올림픽 정신에 충실하며, 청소년의 교육과 세계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일종의 자원봉사자다. 그들에게는 보수라 하는 것은 없다. 그들은 각자의 나라에서 정치가나 변호사, 실업가, 스포츠 담당 장관 등과 같은 경력의 본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 중에는 귀족으로 불리는 계층에 속한 사람들도 많이 있다. 현재 영국의 앤 공주 등 10여 명 전후의 귀족이 IOC 위원에 피선되어 있다. 그들은 다른 IOC 위원들과 같이 명예를 상당히 중히 여기는 사람들이다.

솔트레이크 스캔들은 세계 일부 언론에 의해 IOC 위원들이 선물을 요구한다거나 수뢰를 요구하는 모리배로 매도되어 그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안았다. 그러나 금전적 스캔들은 없었고 오히려 FIFA나 IAA가 대규모 스캔들로 세계적 형사사건까지 되었다. 리우에서는 아일랜드 IOC위원이 본부 호텔에서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이란 2002년 동계 올림픽을 유치한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조직위원회가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IOC 위원들에게 편의를 제공했거나 수뢰를 했다는 스캔들이다.

이 스캔들 사건에는 사마란치 위원장 부부를 시작으로 일본의 이가야, 아프리카의 IOC 위원들뿐만이 아니고 내 이름까지고 거론되었다. 사건은 커졌고 상당히 뒷맛이 씁쓸한 결과가 나왔다. 그래도 2년간의 FBI 수사와 형사재판 끝에 모두가 혐의를 벗어났다.

IOC 위원은 올림픽 운동에 대한 헌신과 애정이 그 전부다. 이 애정이 봉사정신의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애정에 찬물을 끼얹는 것과 같은 의구심과 암투, 상호불신을 IOC 위원들에게 심어 주게 되었으며 엄청난 후유증을 남기고 말았다.

물론 IOC 위원 전원이 성인군자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의 IOC 위원에 의한 부적절한 행동을 IOC 위원 전체의 행동으로 간주한다고 하는 것은 IOC 위원 전체에 대한 모독이다.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의 결과 IOC 위원에 의한 올림픽 후보지 방문이 전면적으로 금지당하는 조치를 받은 것은 IOC 전체를 모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가령 매수 행위가 진짜 있었다고 한다면, 굳이 유치 운동을 전개하는 도시에 한정된 문제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 이후 IOC 위원을 대신하여 이들 후보지를 시찰하는 것은 ‘유치도시평가위원회’의 멤버 16인이다. IOC 위원도 있고, 선수 대표와 패럴림픽(장애자올림픽)의 전문가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IOC 위원들은 자신들의 소속 국가를 대표함과 동시에 IOC 입장을 각자의 국가에 돌아가 대변하는 입장이기도 하다. 이러한 IOC 위원들의 역할을 경시하는 것 같은 움직임은 무시할 수 없다.

인터넷 시대에 세계 속의 문화와 민족성이 점점 다양화되어가고 있다. 이와 같이 다양화하는 환경 속에서 올림픽 개최를 희망하는 후보지의 공기를 직접 흡수하고, 어떻게 세계에서 모여드는 선수들이 편안하고 양호한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경기에 집중할 수가 있을 것인가를 조사하는 것도 IOC 위원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평창도 경제적이고 깨끗하고 잘 조직·운용 된 올림픽을 치루고 많은 유산을 남길 수 있기를 바란다. 올림픽 개최국의 성공요건의 하나인 한국선수단의 선전도 기대한다.

현지에 직접 가서 보지 않은 위원이 어떻게 후보지 선정에 공정하게 참가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행 IOC 위원의 입후보지 방문 금지 조항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방법도 있다. 예를 들면 유치 희망 도시가 IOC 위원들을 초청하는 것이 아니고, IOC 위원들이 직접 관리해 방문 비용도 IOC가 부담한다면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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